아트린뮤지엄 www.artrin.kr

▲ 배일린 관장
▲ 배일린 관장

다양한 작가 작품전 7회 전시, 어린이·부모교육 등 미술을 통한 감정 교정 프로그램도 진행

묵과 메탈을 소재로 빛과 어둠 표현 심오한 삶의 의미 담아,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생활환경에 답답해 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 자연속에 예술혼 느끼는 뜻밖의 공간

우리는 스스로 자신만의 안식처나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것을 모색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가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누렸던 일상이 지금처럼 소중했던 날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러니 각자 이러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해야만 한다.

최근 광탄면 기산리 마장호수 출렁다리는 많은 파주시민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아온다. 밀폐된 공간이 아니니 조금은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나마 자연을 호흡할 수 있으니 그게 어디냐고 소욕지족의 인생의 지혜를 사람들은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예전같이 자유로운 삶은 아니지만 가을 단풍이 절정인 지금 마장호수 못미쳐 오른쪽 산중턱에는 우리의 막힌 한숨을 트여줄만한 보물같은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아트린뮤지엄이 그곳이다.

한적한 곳에 여운을 느끼면서 차 한 잔과 함께 멋진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코로나 시대에 이만한 호사가 또 있을까 싶다.

이 아트린뮤지엄은 동양화가인 배일린 작가의 작품세계가 그대로 녹아있는 미술관과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관, 그리고 교육실, 작업실, 카페까지 갖추어져 있다.

지난해 남편 손대업 씨와 함께 기산미술관을 리모델링해 1월에 개관을 계획했지만 코로나로 늦어지면서 정식 개관은 5월에 이루어졌다.

1층 562㎡(170평) 2층 562㎡(170평) 교육실, 작업실, 카페를 뺀 모든 공간은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1종 미술관으로 이미 7번째 전시를 했다.

# 실력파 화가의 심오한 삶의 진실과 만나다

1층은 작가들을 위해 무료로 대관해주고 일반인들도 거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다 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로 예술공간에서의 특별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

배일린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학 박사학위까지 받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파로 정평이 나있고 특히 그의 작품세계는 일반적인 동양화와는 사뭇 다른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성, 국내외 작품전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배일린 작가가 이처럼 동양화에서 색다른 시도를 하게 된 것은 미국 뉴욕 전시회에서의 충격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1999년 뉴욕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관람하던 미국인이 당신 그림은 중국풍 그림이 아니냐고 묻는 말에 머리를 한 대 얻어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관객이 느끼는 중국풍 비슷비슷한 기존의 그림으로 나는 과연 작가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배 작가는 이후 티베트 여행에서 불화와 탱화에 빠지게 되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다. 배일린 작가는 귀국 후 그녀만의 작품세계에 몰입하게 된다.

천편일률적인 화법에서 탈출해 묵과 메탈을 소재로 독특한 철학적 의미가 담겨있는 심오한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배일린 작가의 작품은 반드시 작가와 큐레이터의 설명이 필요한 것이 설명을 듣고난 후 관람객들은 심오한 삶의 의미를 함축한 그림을 느끼게 되고 그녀가 주는 메시지에 빠져드는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그림 속에는 불교화풍과 기독교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특정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보편적 인간의 삶을 독특한 창작기법으로 형상화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박사학위 논문처럼 생과 사는 빛과 어둠의 관계미학을 통해 생명력을 표현하는데 집중, 빛과 어둠은 대립이 아닌 보완적인 관계로 서로가 녹여내고 포용하며, 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배일린 작가는 말하고 있다.

배 작가는 "묵과 메탈을 소재로 빛과 어둠을 표현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아 어둠이 다 나쁘지는 않습니다. 불안, 고뇌, 슬픔 이런 것이 없으면 즐거움도 맛볼 수 없지만 항상 빛과 어둠은 한 공간에 있습니다"

# 기업모임·음악회 등 복합문화공간 역할

이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실시, 예술에 대한 기존의 접근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모든 전시관에 아이들이 들어오면 우선적으로 전부 "쉿"하며 조용히 할 것을 강요하지요. 우리는 역발상으로 전시실 양탄자 위에서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게 합니다. 그런 다음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 집중력이 좋아집니다. 아이들도 마음이 열려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게 하고 바로 터치해주면 이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마음속을 캐치하는 감정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렇게 간략하게 수업하고 작품을 만들고 전시회도 하며 부모교육도 실시한다.

"아이들이 모두 좋아합니다. 그동안 잘못된 훈육, 교육을 미술관에 와서 설명을 통해 알게 되는 학부모들은 때로 울먹이기도 합니다"

배 작가는 아이들이 시각적으로 공간적으로 열려있기 때문에 그림 앞에서 거침없이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그림을 통한 부모교육으로 그동안의 잘못된 인식과 시선이 바뀐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아트린뮤지엄은 어린이들의 졸업식, 기업 모임, 피아노 3중주 등 함께하는 음악공간 즉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과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배 작가는 말했다.

배 작가의 작품은 결코 가볍지는 않고 삶의 실존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는 만큼 무게감이 있다. 이 곳 아트린뮤지엄을 찾아 빛과 어둠이 공존해야 하는 세상이 코로나에 직면한 우리의 삶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야만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한다.

파주시 광탄면 기산로 186번길 59

TEL. 031-946-6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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