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부자라면 얼마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KB금융그룹에서는 2011년부터 매년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한 개인을 부자라고 본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한국 부자'를 더 세분화하면 금융자산 10억~100억 원 미만의 '자산가', 100억 원~300억 원 미만의 '고자산가', 300억 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로 나눈다.

한국 부자 수는 2010년 16만 명에서 2019년 35만 4천 명으로 2.2배 증가하였다. 이는 전 국민의 0.69%이다. 한국 부자의 90% 이상은 자산가에 해당하며, 6.9%인 2만 4천 명이 고자산가, 1.8%인 6천400명이 초고자산가에 해당한다. 한국의 부자수가 증가하면서 한국 부자의 자산 규모도 증가하였다. 2010년 1,158조 원에서 2019년 2,154조 원으로 1.9배 증가하였다. 2019년말 기준 자산가의 자산 규모는 823조, 고자산가는 429조, 초고자산가는 901조로 추정된다. 한국 가계 전체의 금융자산이 2010년 2,186조 원에서 2019년 3,760조 원으로 1.7배 증가한 것에 비해 부자의 자산 증가율이 더 높았다.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 중 부자의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53.0%에서 2019년 57.3%로 부자들의 부 집중도는 4.3% 증가하였다. 특히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을 가진 한국의 초고자산가는 인구의 0.01%에 불과하지만, 한국 가계 금융자산의 24%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1,398억 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부자는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70.4%가 집중되어 있고, 그 다음으로 부산, 대구, 경남 지역 순으로 부자가 많이 살고 있다. 특히 서울의 부자는 16만2천4백명으로 45.8%를 차지한다.

한국의 부자들은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 방법을 크게 4가지로 분류되었다. 부자가 부를 늘릴 수 있는 첫 번째 성장동력은 저축여력으로 부자가구 연간저축여력은 평균 7천 3백만 원으로 월 600만 원 이상을 저축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부자가구가 부를 늘릴 수 있는 두 번째 동력은 부채를 활용하는 것으로 부자들은 적극적으로 부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를 늘릴 수 있는 세 번째 동력은 종자돈으로 최소 5억 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고, 40대 전반에 이 돈을 마련한 경우가 많았다. 네 번째 동력은 투자자산분배 전략으로, 자산이 축적될수록 부동산 투자자산에서 금융투자자산 중심으로 분배가 늘어났다.

한국 부자들은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37.5%로 10년 전 24.5%에 비해 증가하였다. 부의 원천이 부동산, 금융, 상속인 경우는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평균보다 높았던 반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 같이 노동을 통한 수익으로 부를 창출 한 경우는 평균 보다 낮았다.

부자들이 보유한 자산을 이전하는 방법은 상속·증여였다. 과거 10년간의 상속과 증여를 통한 부의 이전 추이를 보면 2010년 상속·증여는 신고액 기준으로 18조 원 규모에서 2019년 50조 원 규모로 약 2.7배 증가하였다. 그러나 한국 부자들이 재산의 일부를 기부하는 방법에 대한 선호도가 10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부자의 총자산은 56.6%의 부동산과 38.6%의 금융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동산자산 비중이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총자산이 많을수록 부동산자산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부자의 자산 세부구성비는 거주주택(26.1%)이 가장 높고, 유동성 금융자산(16.2%), 빌딩·상가(12%), 거주외주택(10.4%), 예․적금(9.3%), 주식(5.8%)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일반 가구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72.1%, 금융자산 17.2%로 구성되어 있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이 일반 가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한 가구소득 감소를 경험하였고, 소득 감소가 가장 크게 나타난 영역은 근로․사업소득이었다. 소득감소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27.5%의 부자가 종합자산가치 하락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칼럼위원 임창주 서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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