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무엇인가?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요 셈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 어떤 삶을 살기 원하는가? 물으면 대부분 행복이라 대답할 것이다. 돈이 목적입니다, 권력이 목적입니다, 명예가 목적입니다 등등 여러 이야기할 수 있으나 그들이 말하는 돈 명예 권력도 아마 자신의 행복을 위한 수단일 것이다.

돈이 있거나 권력을 쥐면 명예를 얻고 나아가 행복할 것으로 생각했기에 그것을 찾아 죽어라 노력했고 또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권력을 가진 자에게 행복합니까? 물으면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통령께 행복하십니까? 물으면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골치아픈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렬 검찰총장께 행복하세요 물으면 그렇소 라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추미애 법무장관께 행복하세요 라고 물으면 그분 역시 그렇소 라고 대답할 입장이 아닌 듯하다.

행복하려고 갔던 길이고 어차피 발 들인 바에야 끝까지 올라가려는 것이 인간의 욕심일 것이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남을 위해 '베풀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올랐을 때 마음먹은대로 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돈을 많이 추구하던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10억 원이 목표였다면 입을 것 먹을 것 아껴가며 10억 원을 모은 이후 이제 끝이다. 나머지 인생은 즐기며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을까?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내 마음에 탐욕(貪慾)이 남아있는 한 만족을 못하고 더 올라가고 더 가져야만 한다는 욕심이 발동하니 아무리 많아도 남의 손에 있는 떡만 보이기 마련이다. 이 손에 있는 떡을 가지면 다른 손의 떡이 또 보이고 그것마저 가진 후 끝인가 했는데 이웃 다른 사람 손에 있는 떡이 또 보이는 것이다. 마음이 편치 않고 욕심이 끓으며 불편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에게 삶은 고통이다. 무엇을 가져도 불편하고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고 아무리 높은 자리에 가도 더 높은 자리만 쳐다보니 얼굴에 평안이 깃들 겨를이 없다.

행복을 위해 우리는 일단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같은 길을 걸어도 같은 사람이 인도해도 같은 선생님께 배워도 우리에게 오는 결과는 다 다르다.

일단 결과에 순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으면 순응하기 어렵다. 최선을 다했다면 '내가 부족해 안 되었다.' 생각할 수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도 거기서 비롯된다. 내 능력만큼 내 그릇만큼 가지고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불만을 가진 사람도 많다. 그들은 아마 탐욕에 젖은 사람일 것이다.

프랑스의 유명 소설가 모파상(Maupassant)을 보자. 그는 19세기 후반 자연주의 소설가이며 당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여자의 일생(어떤 인생), 벨라미, 죽음처럼 강하다, 목걸이 등 나 같은 사람도 이름을 댈 수 있는 유명소설의 작가이다. 그에게 많은 부와 명성은 당연한 것, 지중해에 그의 요트가 있고 노르망디 언덕에 저택이 있고 파리에 호화 아파트도 있었다. 은행에 있는 예금도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나 그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정신병으로 고생했고 43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의 묘비에 새겨진 - 그가 말년에 가장 많이 했던 - 말이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했으나 결국 아무 것도 갖지 못했다.' 이다.

모파상 마음에 탐욕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가지려 했으니 어떤 상태라도 '현재 상태'에 만족하며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갈증과 탐욕, 불만족과 울분이 그를 싸고 있었을 것이다. 천하의 모파상이 정신병으로 고생하며 죽음을 기다렸던 이유 아닐까?

소크라테스(Socrates)의 말을 새겨보자. '가장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면 그런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그렇다. 매사 감사하고 주어진 처지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적은 소득, 적은 명예, 적은 권력 등이 내 행복에 왜 영향을 미치는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면 나머지는 내 마음의 몫이다.

행복도 결국 내가 짓는 것이며 불행도 내가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가을!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다.

(칼럼위원 최영한 웅지세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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