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 통계 잠정 결과에 의하면 여성의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합계출생률이 0.92명이다. 이는 합계출생률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는 아주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정부에서는 합계출생률을 높이기 위하여 각종 인구정책을 수립하고 시행령을 만들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생률은 2018년 0.98명에서 2019년 0.92명을 기록하였고 출생아는 전년도 대비 2만 3,700명(7.3%) 감소한 30만 3,100명으로 조사되었다. 만약에 출생아가 전년도 대비 7.3%씩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사회구조 전반에 걸쳐서 상상하기도 힘든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유발시킬 것이다.

그래서 과연 우리나라 인구에 관련된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어 왔는지 궁금하여 이번 기회에 인구정책과 저출산에 관한 주제를 다루어보기로 하였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해방된 1946년에는 해외에서 귀국한 사람들을 포함한 총인구는 19,639,270명이었고 1949년에 정부 최초의 총인구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20,188,641명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에는 내무부 소관으로 간이총인구조사를 실시하여 총인구 21,526,374명, 출생아 908,134명으로 조사되었으며, 1960년에는 명칭을 바꾸어 국세조사 명목으로 실시하여 총인구 25,012,374명, 출생아 1,080,535명으로 조사되었다. 이후부터는 인구주택총조사, 인구총조사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5년에 한번씩 전국적으로 인구를 조사하여 중요 정책에 반영해왔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일시적인 인구감소를 나타내었으나 전쟁복구가 본격화되는 1956년부터 1960년까지 5년간 연평균 3.24%의 급격한 인구성장률을 나타내었으며 1960년 합계출생률은 6.1명이다. 당시의 정부에서는 인구증가를 심각한 사회적 손실과 경제적 침체로 관련지어 강제적인 인구조절정책으로 가족계획과 해외이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며, 1961년에는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키우자", 1963년에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의 슬로건으로 가족계획정책을 실시하였다. 1961년에는 가족계획 지도자 훈련용 교재를 발간하고 바람직한 자녀 수는 4명으로 제시하였으며, 전국 보건소에 가족계획 상담소를 설치하여 피임약을 무료로 공급하고 농어촌 대상으로 이동 시술반을 설치하여 피임보급과 계몽교육을 실시하는 인구증가 억제정책을 수행하였다.

본격적인 인구증가 억제를 위한 가족계획정책을 시행한 결과, 1965년에는 총인구 28,704,674명, 출생아 996,052명으로 5년 동안 매년 평균 2.95%의 인구성장률을 나타내어 직전 5개년에 비하여 0.29%의 인구증가율을 억제시켰으며, 1965년 합계출산율은 5.12명으로 1960년 대비 0.98명을 감소시키는 인구조절정책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구조절정책을 시행하기 위하여 1966년에는 "3명 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 이전에 단산하자"의 슬로건으로 인구증가 억제정책을 실시하여 1970년 합계출생률은 4.53명으로 1965년 대비 0.59명을 억제하는 효과를 달성하였다. 1970년까지는 인구증가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여 저출산을 장려하는 인구증가 억제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함으로써 인구증가문제를 해결하였다.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적게 낳아서 똑똑하게 잘기르자는 형태의 인구정책기조가 변화하면서 가족계획정책의 슬로건이 변경되었다. 1971년에는 국립가족계획연구소의 기능을 발전시켜서 특수법인체인 가족계획연구원을 설립하여 조사연구, 분석평가 및 교육훈련 등의 기능을 수행하여 체계적인 가족계획사업을 지원하였다. 1971년에는 "딸․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의 슬로건으로 가족계획정책을 시행하여 1975년 합계출산율 3.43명으로 1970년 대비 1.1명을 감소시킨 정책효과를 달성하였으며, 1980년에는 "잘키운 딸하나 열아들 안부럽다", 1982년에는 "둘도 많다 하나낳고 알뜰살뜰"의 슬로건으로 인구증가 억제정책을 시행하여 1980년 합계출생률 2.82명, 출생아 862,835명으로 저출산 장려정책의 효과를 나타냈으나 총인구는 38,123,775명으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1975년 합계출생률이 3.43명에서 1980년 2.82명으로 합계출생률이 2명대역으로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인구정책기조는 인구증가 문제를 출생아의 증가억제에 두고 방송매체, 우표, 담배갑, 표어 및 포스터 등을 활용하여 저출산 장려를 홍보하였고, 제도적인 방안으로서 공공아파트의 분양 혜택, 소득세 감면, 예비군 훈련시 정관수술을 지원할 경우 훈련면제 등의 정책을 시행하였다.

지속적인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인구정책으로 저출산 장려 및 제도적 지원 등 인구증가 억제정책을 적극 추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85년에는 총인구가 40,805,744명으로 증가하여 4000만 명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정부에서는 인구증가문제를 더욱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지방의 공공기관 및 민간을 포함하여 방송매체 등을 활용하여 대대적인 저출산 장려를 홍보하였으며 급기야는 둘낳기 운동을 포기하고 1986년에는 "하나로 만족합니다. 우리는 외동딸", 1990년에는 "엄마건강 아기건강 적게낳아 밝은생활"과 같은 인구정책의 슬로건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구억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여 1985년 합계출산율 1.66명, 출생아 655,489명으로 감소하였고, 1990년 합계출산율 1.57명, 출생아 649,738명으로 드디어 합계출생률은 1명대역으로 출생아는 60만명대역으로 진입하였다. 정부에서는 합계출생률이 1명대역에 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구증가문제를 출생아 감소에만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1990년대까지의 인구정책은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저출산 장려정책을 유지하여 왔으나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 정부에서는 인구문제를 저출산과 고령화로 보기 시작하면서 저출산에서 다출산 장려로 인구정책이 변경되어 2004년에는 "아빠! 하나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2006년에는 "낳을수록 희망가득 기를수록 행복가득"으로의 인구정책 슬로건이 변화하였다. 2005년 총인구 48,184,561명으로 증가하여 5000만 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아 438,707명, 합계출생률 1.08명으로 심각한 출생아 감소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출생아 40만 명 시대 진입은 주거, 교육 및 산업 전반을 포함하여 심각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으므로 정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출산 장려를 위한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지속적인 증가로 2015년에는 총인구 51,014,947명이 되어 5000만 명 시대에 진입하였다. 정부의 다양한 다출산 장려정책을 수립하여 적극적인 시행으로 합계출산율 1.24명, 출생아 438,420명으로 반짝 상승하는 인구정책효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출생아는 2018년 326,822명, 2019년 303,054명으로 30만 명 시대에 진입하였고 합계출생률은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으로 1명 이하의 대역으로 진입한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지만 K-방역으로 현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나 출생아 30만 명 시대에서 2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변화를 지금부터라도 준비하여 바꾸지 않으면 10년, 20년 이후의 대한민국은 암울하기만 할 것이다.

(칼럼위원 / 두원공과대학교 평생교육원 박정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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