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최초로 파주시에서 발생, 구제역에 이어 또다시 악재가 겹쳐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지역경제 큰 타격

혹시나 파주시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1910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생된 이후 2016년 유럽 몰도바에서 발병해 체코와 루마니아 헝가리와 불가리로 확산되었고 지난해는 벨기에 야생 맷돼지에 재발 사례가 나왔다.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첫 발생, 올 1월 몽골, 2월 베트남, 3월에는 캄보디아, 5월에는 홍콩 등으로 잇따라 확산, 세계 돼지고기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이로 인해 1억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 축산 농가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크다.

특히 소상공인, 외식업 종사자들이 직격탄을 맞아 식당, 카페 등의 손님들이 현저하게 줄었다.

각종 행사, 축제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추석 전에 9월7일 태풍 링링이 휩쓸고 지나 복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불어닥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수난을 거치며 견고해진 재난방제 시스템

파주시는 96년, 97년, 98년 3년 연속 홍수 피해로 막대한 피해를 본 수난의 사태를 겪어야 했다.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퍼부은 게릴라성 집중폭우로 삽시간에 전기, 통신시설은 물론 전 지역 주요 철도망이 두절돼었으며 37명의 소중한 인명이 희생되고 2만여 이재민과 크나큰 재산 손실 등 참담한 아픔을 겪었다.

문산 일대는 수중도시로 변해 지붕이 둥둥 떠다니는 참혹한 모습이 지금까지 뇌리에 남아있다.

그러나 시민과 공직자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아픔을 함께 하면서 힘을 내고 용기를 내어 복구에 땀을 흘렸다.

그러면서 기상이변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재난이라 하더라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난 방지 및 대응 시스템이 절실함을 일깨워 수해백서를 만드는 등 절대로 이같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교훈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이제는 전국에서 재난 방제가 잘된 지역으로 상을 받고 타 시군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재난 방제 시스템이 잘 갖춰진 지역이 되었다.

그러나 2000년 3월 파주에서 구제역이 발생 반경 10㎞ 이내 742개 농가의 우제류 가축 예방접종에 들어가 1년6개월만인 2001년9월19일 한국의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2010년 11월28일 안동에서 시작된 2차 구제역이 파주에서 또 발생 공무원, 군인, 경찰, 자원봉사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역에 힘쓰며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그 와중에 자원봉사자였던 모 정치인이 참혹한 살처분 현장을 인터넷뉴스에 생생히 공개하면서 공분을 사며 파주시민에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파주시는 방역에 더욱 더 철저를 기해 2018년 인근 김포시에서 발생했던 구제역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파주에서 최초로 발생하면서 또 다시 홍역을 치르게 된 것이다.

재난 극복의 역사를 쓰는 파주시

현재 과거의 경험을 교훈삼아 발빠르게 대처해 최초로 드론 방역을 실시하는 등 최고 수준의 방역을 실시하고 살처분 방식도 무차별 매몰이 아닌 검역본부 통제하에 전문기관에서 최대한 토양오염 방지와 동물 안락사 등 체계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추가 의심신고된 2곳의 경우 음성으로 나타났고 아직까지는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

최종환 시장은 18일 예정된 호주 자매도시 방문도 전면 취소하고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사전 행정력을 총동원 돼지열병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주는 수차례의 홍수로 처참할 정도의 피해를 보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철저한 재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아무리 기상이변으로 빚어진 어쩔 수 없는 재난이라도 인간이 이에 맞서 최선의 대비를 한다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고난과 싸우면서 지금까지 강대국 사이에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온 결기있는 민족이다.

바람 앞에 등불같은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는 생존 DNA가 우리 민족의 피 속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 부존자원 하나 없는 폐허 속에서도 기적을 일구어낸 민족인 것이다.

따라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야말로 파주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재난을 극복하여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수난의 역사를 잘 이겨내고 대나무가 마디를 만들면서 성장하듯이 그래서 그 마디는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는 강인함으로 새로운 도전에 또 한 번 맞서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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