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지렁이 떼죽음 등 운천천·만굴천 오염, 강력한 행정지도 필요

얼마 전 본사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문산 운천천 사목1교 부근 하천에 독극물로 추정되는 폐수방류로 인해 수천 마리의 갯지렁이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제보였다.

그곳은 운천소공단이 운집해 있는 곳으로 3년 전 모 업체가 입주하면서부터 하천에 고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20㎝ 이상 깊은 땅속에서 서식하는 갯지렁이마저 몰살당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가을에는 코를 찌를듯한 심한 악취와 독극물로 추정되는 폐수 방류로 한 차례 소동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특히 궂은 날씨나 비오는 날 공무원들 퇴근 이후나 휴일 등 공무원들이 손을 쓰기 힘든 시간에 방류하고 있어 고기가 죽거나 갯지렁이까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아무것도 살지 못하는 하천이라면 인간에게 곧 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공단 관계자들은 3년 전에는 참게, 메기, 잉어, 장어 등을 통발로 잡곤 했다며 모 업체가 이곳으로 들어온 후부터 운천천은 죽음의 하천으로 오염되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시 환경보전과에서는 현장을 확인했지만 이미 방류된 이후여서 증거를 확보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며 의심되는 폐수배출 업체에서 최종 방류 후에 채수했지만 크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1월에 한 차례 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행정 처분을 내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3월25일 새벽에 또다시 채수해 현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운천3리 이명규 이장은 이곳은 임진강과 1.5㎞ 떨어져 있어 갯지렁이는 물론 참게, 장어, 잉어 등 각종 어종이 서식해 살고 있는 하천이었다. 운천리 주민들은 물론이고 문산읍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운동코스이기도 했으나 몇 년 전부터 고기 한 마리도 볼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변해 버렸다고 말했다.

더욱이 하류쪽에서는 농민들이 그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어 물이 흘러가면서 희석된다고 해도 땅속 깊이 살고 있는 갯지렁이까지 떼죽음 당하게 하는 폐수라면 인체에도 치명적인 독극물이 아니겠냐며 그 물이 바로 임진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말 언제까지 늑장대처로 강물이 폐수로 변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느냐며 선도적으로 비양심적인 업체를 발본색원하여 처벌해 하천을 되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리읍 오산리와 뇌조리를 가로지르는 만굴천도 이미 오염되어 썩은 하천으로 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일부 음식점에서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은 듯 음식물찌꺼기까지 그대로 하천에 방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이 하천 상류에는 레미콘공장, 군부대, 각종 공장들이 산재해 있어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비가 오면 시커먼 물들이 흘러내려오고 있다.

이런 물이 10~20분이면 하천을 벗어나게 되어 행정기관에 신고해도 벌써 증거는 사라지고 없는 상태여서 이런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산리 주민들은 7~8년 전만 해도 참게나 미꾸라지가 잡히곤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더이상 물고기를 볼 수 없는 썩은 하천으로 변했다며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주시는 관내 폐수업체가 615개소가 있으며 1/4분기때 17업체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주시에는 국가하천이 4개 지방하천 30개 소하천이 72개 등 총 106개소 총연장 397.6㎞가 파주시를 감싸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 온전한 하천이 없다.

한번씩 실시되는 수질검사에서 몇 개 업체를 적발해 행정처분을 한다한들 이같은 반복되는 조치로는 더이상 하천을 살릴 수 없다.

늦은감이 있으나 실개천 등 하천을 살리기 위해 주민, 폐수 배출업소, 식당 등 관계자들이 솔선수범해서 의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하며 행정기관의 발빠른 대응, 선제적 행정지도, 강력한 제재 등 하천살리기에 나서지 않는다면 산자수려한 파주의 이미지는 옛말이 되고 말 것이다.

환경은 깨끗할 때 살려야 하며 고기가 사라지는 하천, 갯지렁이마저 사라지는 하천은 결국 인체에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더이상 강 건너 불구경으로 방치한다면 곧바로 인간에게도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얼마간의 이익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한다면 이는 곧 부메랑이 되어 우리생활에 악영향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폐수 배출업소들 또한 철저한 자성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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