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증시가 세계 최대낙폭으로 급락했다.

한국 증시, 한국 기업이 외환위기 직전인 터키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투자심리가 완전히 죽었기 때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진단한다.

경제지표로 나타난 위기의 조짐들

한국주식을 팔고, 미국주식을 산다. 국민연금마저 국내 주식을 외면한다니 한국 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다.

미래의 시장 가치를 점치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떠난다는 것은 미래에 수익을 낼만한 기업이 없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올해 현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한창 때의 10분의 1토막이 났다.

반도체로 버텨온 우리 경제는 반도체마저도 초호황의 끝물인데다 반도체를 뺀 30대 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6.3% 줄었다.

내년에는 주52시간제가 본격 시행되고 최저임금 또한 10% 또 오르게 되니 기업들의 고난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제조업 공장 가동률이 1998년 66.8% 기록 이후 가장 낮은 72.8% 수준으로 제조업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투자, 생산 능력이 감소한데다 공장 가동률마저 낮아지는 것은 제조업의 동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어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음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이 주춤하고 생산, 투자 지표의 하강세가 뚜렷하고 정부의 다양한 일자리정책에도 불구하고 신규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는 추세는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도 전반적인 경기도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고 경기 판단에 "둔화"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각종 지표에 나타나는 경고음에도 문재인 정부 1기경제팀에서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새 경제팀은 "경기침체,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에 대해 전혀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지금처럼 계속해서 쭉 같은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공고히 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위기 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라고 현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잘못된 점을 빨리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 더 두려운 기업들

이러한 와중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565개사를 선정해 발표,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 파주시 소재 6개 업체가 선정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 최고경영자(CEO)비전․철학 ▲성장가능성 ▲직원추천율 ▲임원 역량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사내문화 ▲승진기회․가능성 ▲복지․급여 등 8개 테마에 맞춰서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파주 관내 4,200여개의 중소기업이 있으나 이번에 선정된 6개 업체를 보면 이러닝과 에듀테크를 선도하는 외국어 교육 기업 「다락원」, ㈜문학동네, 21세기 웰빙식품을 생산하는 ㈜엠디에스코리아, ㈜열린책들, IT/웹/통신 기업인 ㈜제니퍼소프트, ㈜창비 등이다.

6개 업체 중 4곳이 출판사, 1곳이 식품 관련업체, 1곳은 IT업계로 사실상 제조업은 한 곳도 포함되지 못한 셈이다.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인지 결국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에 대다수의 제조업은 꿈도 꾸지 못한 것이다.

관내 4,200여개 기업 중 6개 기업만이 선정된 것도 씁쓸하고 최근 분위기가 기업인들이 마치 죄인취급 당하는 사회분위기라 투자의욕을 저해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업이 있어야 근로자가 있는 것이고 그래야만 소득주도성장도 가능한 것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부의 모든 정책은 노동자들만을 위해 분배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팽배, 기업인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제조업의 위기가 닥쳐왔다는 여러 징표들이 이를 말해준다.

우리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의 존망은 곧 우리산업의 위기로 다가오기 때문에 심각하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에 부담은 되지만 내 식구들 내 직원이니 언젠가는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조금 시기가 빨라졌을뿐이라 이의제기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가까스로 수주를 받아놓고도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 가지고는 그 주문 물량을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청년들은 제조업을 외면하고 외국인 근로자들 조차 내국인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 법적으로도 외국인들을 충분히 고용하기도 어렵다.

정부, 기업현실 직시 근본처방 마련해야

기업들은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내 여러 기업들이 외국으로 눈을 돌렸고 몇몇 기업들은 이미 외국으로 가려고 절차를 밟고 있거나 현재 토지를 구매하기 위해 수소문하고 있는 중이다.

나이드신 기업 대표들은 이 나이에 한국을 버리고 외국에 나가서 제조업을 해야 되는지 절박한 심정에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가장 핫한 나라가 베트남이다.

베트남 경제성장률이 6.3% 이상인데다 35세 미만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 기본기를 갖춘 IT인력이 풍부하다는 잇점이 있다.

더구나 삼성이 눈독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에 귀기울이는 나라는 많지 않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라 할 수 있다.

자고나면 새로운 규제가 생성되는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관에서 규제나 간섭을 하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시장원리대로 내버려두면 그 속에서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다.

한국 경제의 지금같은 상황이 되기까지 물론 구조적, 대외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시장과 기업의 현실을 무시한 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부치면서 빚어졌다고 많은 경제학자들이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새 경제팀은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외국으로 나가겠다는 이유를 잘 파악해 노동유연화, 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업 생태계를 살려내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경제위기가 아닌 정치적 의사 결정의 위기다"라는 퇴임 경제관료의 핵심을 찌르는 말처럼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철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코리아 엑소더스"가 발생되지 말아야 한다.

경제가 평화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파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