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3동 맞춤형복지팀․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두부사려 똑! 똑! 똑!" 복지공동체 사업 추진

독거노인, 장애인, 취약계층 등 아파트 주민간 소통의 장으로 …

우리나라는 OECD국가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10년 넘게 붙이고 다니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노인 실태조사'에는 노인 5명 중 1명이 우울 증상을 겪고 있고 이들중 6.7%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으며 실제로 13.2%는 이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 외로움, 가족, 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 , 배우자 등의 사망 등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 복지공동체사업 공모에 선정 556만 원 기금 마련

파주시도 예외는 아니여서 독거노인 등이 많이 거주하는 운정3동 한울마을에서는 지난해 7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 그 중 공공, 국민 임대 아파트에서 4건이 발생했다.

일반 아파트보다 공공임대 아파트 고독사도 3배나 높았다.

신계숙 맞춤형 복지팀장은 운정3동에 부임하면서 한울마을 4, 5단지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이렇게 고민 끝에 탄생된 것이 「두부사려 똑!똑!똑!」 복지공동체사업이다.

취약계층 밀집지역인 국민임대아파트 고독사, 자살사고 등을 예방하여 더불어 함께 사는 아파트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 사업이 「복지 공동체」사업 지원 신청에서 채택되어 실효를 거두게 된 것이다.

임대아파트 단지 학생 가정 등을 자원봉사자(두부 봉사단)을 선정해 아파트내의 장애인 및 어르신 가정과 이웃 결연을 맺어 그날 만든 따뜻한 두부 전달과 안부 확인 및 정서적 지지로 더불어 사는 아파트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한울마을 5단지 1,467세대 중에서 저소득 가정 72가정을 선정, 운정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권영세 위원장)가 핵심 리더로 556만 원 기금이 마련되었다.

지난해 12월1일 광탄도토리협동조합(조합장 송기전)을 방문해 장단콩으로 즉석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12월19일 MOU를 체결, 질좋은 두부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게해서 시작된 「두부사려 똑!똑!똑!」 사업은 2주에 한 번 금요일 동네주민들이 72가정을 전담해서 두부를 가지고 방문해 똑똑똑 문을 두드리고 두부를 전달하고 대화를 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복지팀장으로 와서 보니 굉장히 어려운 세대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주민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생활이라는 것이 가까이 살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어 문을 닫고 사는 세대가 많았습니다"

신계숙 팀장은 처음에는 문을 두드리면 말도 안하고 얼굴도 마주치지 않으며 두부만 달라고 했지만 계속해서 이해시키고 설득시켰다고 말한다.

"이 두부는 그냥 두부가 아니라 소통하고 나누며 보살핌의 두부입니다. 72가정을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독거 어르신, 장애인, 노인부부, 한부모 가정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입니다"

이 사업이 이루어지기까지 여러 유관기관까지 모여서 조언을 구하고 의견을 들으며 특히 운정3동에서 아무리 하려고 해도 민간 협조가 안되면 성사되기 어려운 사업이다.

권영세 위원장을 비롯한 운정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의 협조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 주민 스스로 두부 전달하며 서로간 마음 열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한울마을 5단지 휘트니스센터에는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두부사려 똑똑똑"사업으로 배달할 두부 위에 스티커를 붙이느라 한창이었다.

일명 주민봉사대원들 20여 명이 작업을 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7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 김애란 두부 봉사대 대장은 "처음에는 소리 지르고 문을 안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두 달 하다보니 서로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발굴한 어르신들을 케어하고 신경써주는 등 활기찬 활동이 되고 있습니다"라며 이웃사촌으로서 서로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 정해진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두부를 전달하며 건강 상태는 어떤지 별일은 없는지 대화를 나누며 말동무도 되고 그 결과를 방문 일지에 작성하였다.

한 번은 두부배달 대상자인데 온통 쓰레기 더미에서 살고 있어 이를 정리해주고 생일잔치까지 열어주었다.

외부와 단절된 채 두문불출 살고 있는 분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과 소통에 나선 것은 큰 수확인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 4번째 토요일이면 "마이너스 두부장사"로 마을전체 주민을 상대로한 소통의 공간도 마련했다.

2200원 짜리를 2천원에 판매 2백원을 깎아주며 2백원은 인사값이다.

밑지고 파는 두부장사지만 몇 달을 하다보니 지금은 으레껏 웃으면서 인사하고 서로 소식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다.

권영세 운정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발굴하여 주민들이 홍보하고 맞춤형팀에 연락하면 상담과 지원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10건을 연결하였다"고 말한다.

장애 2급인 장근배씨는 "처음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누가 알아주는 이도 없었으나 지금은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고 생일잔치까지 해주었다"며 "두부 한 모가 사람들을 친하게 해준다. 너무나 고맙다"고 말한다.

75세 지용운 어르신은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라며 "이것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88세 박성유 할머니는 "너무 감사하다"며 "이 더운 날씨에 두부 배달하느라 힘들다"며 음료수를 손수 따주기도 했다.

이형철 어르신은 편지와 함께 두부마을 일기 한시까지 써주시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사업을 하면서 장벽을 만들어 서로 왕래도 안하는 봉사주민들까지 서로 친구가 생겨 외롭지 않게 되었다며 봉사자 스스로도 많은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손정애 부위원장은 "어렵게 시작한 "두부사려 똑똑똑" 사업이 삭막한 아파트 문화까지 바꿔 놓았다"며 "주민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흐뭇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 LH 지원으로 "닭죽사려 똑똑똑"사업

또다른 변화를 꿈꾸다

2012년부터 근무해온 정재철 관리소장은 "다른 아파트에 비해 독거노인, 장애우 등 소외계층이 많이 살고 자살률도 높았으나 이 사업이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부를 전달하며 그분의 건강 상황을 파악하고 이상이 있으면 동사무소에 통보해주는 시스템이 자연적으로 가동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신계숙 팀장은 "이 사업은 가장 가까이 사는 주민이 어려운 같은 주민들을 보살핀다는 의미에서 예산대비 효과가 너무 크다"며 "올 12월까지인 이 사업이 앞으로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LH에서 이 좋은 사업을 알고 다른 단지에서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올 6월부터는 LH 지원을 받아 한울 4단지에 "닭죽 사려 똑똑똑"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홀로사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상담하고 답사하여 동의를 받고 20가구를 선정, 레시피까지 개발해 둘째주 토요일 5시 봉사대원들이 끓여주기도 하고 방법을 가르쳐 주고 스스로 끓여 먹기도 한다.

신계숙 팀장은 "예전 류화선 시장이 공무원은 멀티가 되어야 한다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며 "보건소 정신건강팀, 식품위생과에서 근무한 경험과 노하우로 이 사업을 하게되어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권영세 위원장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전문 자원봉사 1기 교육을 받기도 했다"며 "신계숙 팀장과 같이 호흡을 맞추어 하고 싶은 봉사를 하게 된 것이 기쁘고 좋은 성과를 내서 보람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이 부자인 주민들이 같은 주민들을 위해 안내자가 되고 친구가 되었고 이제 작은 두부 한 모가 1,467세대 아파트 단지에 희망과 활력을 넘치게 하는 변화를 이끌어내며 이제 다른 단지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공직자 한 사람의 마인드가 이웃을 변화시키고 공동체 전체의 행복한 변화를 이끌어낸 이러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어 파주시 전체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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