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사랑의 밥차 어르신 300여 명 식사제공, 금촌역 고가철도 밑 비가림시설 등 지원시설 없어 관계기관 업무협조 절실

김종훈 회장,대한적십자사 명예장 포장증 받아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이 생각보다 많다.

따뜻한 손길이 그만큼 많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만큼 이들을 돌보는 일은 어찌보면 우리들에게 지워진 또 다른 짐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 놓여있는 오늘날 서로간의 힘이 되어 삶을 이끌어가는 모습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며 살만한 곳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봉사라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되기도 한다.

또한 봉사를 통해서 온전한 삶의 가치를 느끼는 행복을 감지할 수 있으니 봉사는 상호간의 주고받는 행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우리 어르신들은 가난과 외로움으로 이중의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노인들에 대한 따뜻한 손길이 무엇보다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17일 금촌역 고가철도 밑 한켠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대한적십자봉사회 파주지구협의회 회원 20여 명이 모여 행사 준비에 분주하기만 하다.

지난해 실시했던 사랑의 밥차 행사가 겨울철 추위 등으로 잠시 중단됐다 올해들어 처음 문을 여는 날이다.

매달 셋째주 토요일 이곳에서 어르신을 위한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사랑의 밥차 행사를 위해 봉사회 회원들은 3일 전부터 시장을 보는 등 준비하느라 바빴다.

매달 봉사를 하고 싶어도 겨울철 추위와 기상이변 등으로 운영을 못하다 올해 들어 처음 문을 연 사랑의 밥차 행사에 11시가 넘으면서 벌써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특히 토요일은 노인회관이 문을 닫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식사를 할 수 없어 이 날을 학수고대하는 어르신들이 의외로 많다.

오늘 사랑의 밥차를 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철도청에서 사용 승낙 공문을 보내주지 않아 오늘 자칫 운영을 못할 뻔 했으나 임시방편으로 장소를 조금 위쪽으로 옮겨 가까스로 오픈하게 된 것이다.

사랑의 밥차는 청록엔지니어링 김종훈 회장이 매달 200만 원씩 지원을 하고 대한적십자봉사회 연진흠 회장을 비롯한 20여 명 회원들이 준비를 하지만 보통 300명 이상의 어르신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처럼 기업인과 봉사단체에서 열의를 갖고 운영을 하는데도 행정기관에서는 행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얼굴 한 명 보이지 않는다.

철도청 관계자는 고사하고 금촌역 관계자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어찌보면 그네들에게는 신경쓰이는 또 하나의 귀찮은 일쯤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이날 사랑의 밥차에 식사를 하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왔다는 백종섭(87세) 어르신은 "노인들을 위해 따뜻한 밥과 고기국을 정성스럽게 한끼 식사를 제공하는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곳에서 대접을 받으니 노인들에게는 삶의 큰 위안이 된다"며 "관계자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따뜻한 손길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최순덕(84세) 어르신은 "오늘 처음 이곳에 와서 너무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며 "불쌍한 노인들, 혼자사는 노인들에게는 따뜻한 밥 한끼가 너무 그립다"며 "계속 행사가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훈 회장은 "3월이지만 쌀쌀한 날씨를 걱정했으나 오늘 날씨가 포근해 다행"이라며 "좀더 공공기관의 협조가 아쉽지만 이러한 사랑나눔 행사가 저변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파주여고, 광일중, 지산고, 금촌중 RCY 30여 명의 학생들이 이성원 교사, 나상배 교장(RCY 회장) 인솔하에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연진흠 파주시지구협의회장은 "일년씩 이곳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갱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오늘도 가까스로 행사를 할 수 있었지만 이같은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게 관계기관이 솔선수범은 못하더라도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일반 개인이 운영하는 것도 아닌 대한민국 봉사단체 상징인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행사까지도 힘들게 하는 것은 좀 안타깝다. 철도청, 파주시가 조금만 오픈된 마인드를 보여 비가림시설만이라도 해준다면 텐트 대여료 한달 60만 원을 절약할 수 있고 그것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봉사할 수 있다. 다행히 전기는 사회복지과와 한전에서 설치해 준다하였고 수도는 상수도과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으나 언제 실행될 지는 알 수 없다"며 "이러한 시설만 된다면 계절 관계없이 매달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좀더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행정기관에서 할 일을 기업인의 후원으로 민간단체가 적극 나서서 봉사하는 것에 관계기관이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날 파주시청 어느 부서에서도 나와보는 이가 없었다.

한편 이날 대한적십자사 최석환 경기도지사 사무처장이 사랑의 밥차를 방문, 김종훈 회장에게 대한적십자사 명예장 포장증을 수여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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