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에 민선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은 임기 4년동안 무엇인가 자신의 치적 하나쯤은 쌓아놓아야 면이 선다는 심리로 보여주기식 행정을 펼쳐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미약한 수준이지만 자치단체장들의 전시적 행정은 점점 더 그 수위가 높아져 가고 있다.

사업의 수익성이 없어 지자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사업 초기에는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확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환경청의 "부적격" 의견 사업 전면 브레이크

사업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갖가지 용역을 발주하지만 그 용역은 지자체의 입맛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용역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파주장단콩 웰빙마루 조성사업이 경기도가 실시한 경기 동북부지역 경제특화발전사업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해 100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할 때만 해도 사업의 성공을 누구나 확신했을 것이다.

파주시의 대표적인 특산물 장단콩을 소재로 사업을 펼치는데 경기도가 적극 지원해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축복이나 하듯 1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들어가니 시작부터 희망을 갖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T/F추진단을 구성해 선진지 벤치마킹을 하고 추진협의회를 구성 마침내 지난해 2월 ㈜파주장단콩웰빙마루 창립총회를 갖고 3월부터 업무를 개시하기에 이른다.

총사업비 260억 중 확보된 100억과 9개 지역농협 출자금 60억, 시비 50억 등의 예산으로 올 5월 공사를 착공했으나 이곳이 수리부엉이 서식지라고 갑자기 공사를 중단하게 된 것이다.

그러자 파주시는 또다시 "수리부엉이 서식지 보존대책 용역"을 발주하고 나름 수리부엉이와 상생하는 대책을 제시했으나 지난 11월 9일 한강유역환경청이 파주장단콩 웰빙마루 조성사업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사업 추진 부적절' 의견을 통보한 것이다.

별도의 법인까지 만들어 이재홍 시장 역점사업 중 하나로 야심차게 진행했던 본 사업이 브레이크가 걸리자 부랴부랴 사업시행자인 ㈜파주장단콩웰빙마루가 파주시와 합의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정상의 전망대 시설 건립 계획을 취소하고 서식지 부근 반경50m 원형보전 등 사업의 핵심시설을 포기하는 등 수리부엉이와 상생하는 대책을 나름 제시했지만 환경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나오는 등 강경대응할 방침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것을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사업 지역이 이미 TV에 방영되어 잘 알려진 수리부엉이 서식지이고 인터넷만 검색해도 그대로 나오는 유명한 지역인데 파주장단콩 웰빙마루 건설을 위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시켰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수리부엉이로 유명한 지역인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이야기다.

모두가 아는 수리부엉이 서식지 파주시만 모를 수가

시는 뒤늦게 수리부엉이 "서식지"가 아닌 "휴식지"라며 비상식적인 변명으로 대응하면서 여러 언론매체에서 떠들썩하게 대서특필했던 멸종위기 2급 수리부엉이 서식지라 알려진 사실을 애써 외면해 보고 싶을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동네 아줌마도 다 아는 이 사실을 왜 파주시 공무원들만 몰랐는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모 업체에 대해 고의성 여부를 심의하여 행정처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처음부터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다면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므로 일부러 누락시킨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급히 빨리 빨리 서두르다 암초에 부딪혀 오히려 좌초위기에 몰린 셈이다.

처음에 이 사업을 제안하고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부서 책임자들도 이번에 부적격 의견으로 좌초위기를 맞게 된 이 사업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상당히 파주시 행정의 수준을 가늠하는 치부를 보여준 셈이 되고 말았다.

한강유역관리청 관계자들은 아무리 파주시가 보완을 하여 사업 변경, 축소 등을 한들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리부엉이 "서식지"가 아닌 "휴식지"이므로 원안대로 한다는 입장에서 사업을 밀어부치려 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파주시가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한다면 책임문제가 따를 것이고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처음부터 누락한 사실은 잘못된 것이고 그러니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사업이다.

타당성 따져 제대로 절차 거쳐야

지금 260억 예산 중 설계비만 들어간 현재 수리부엉이는 경제적 측면의 가치를 단순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자꾸 이곳을 주장하기보다 다른 지역을 고려해보는 것도 대안 중 하나로 보인다.

어쩌면 시는 시장역점사업 중 하나인 본 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어 이 사업만큼은 지켜보자는 절실함이 있는지도 모른다.

파주시 행정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갈 수 있을지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인지 시민들의 의견처럼 이참에 이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리부엉이 서식지가 아니더라도 260억 예산에 230억이 공사비로 책정되어 외적인 시설에 과하게 투자해 건축업자만 배부르게 하는 것이 아니냐 지금까지 8명의 직원들이 15억여 원이 지출될 때까지 아무런 결과를 내놓지 못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등 사업성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시민의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이 사업을 다시 재개하려면 처음부터 야매가 아닌 제대로 처음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해 올리거나 제3의 장소를 물색하든지, 아니면 지금까지 몇십억 손해로 마감하고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철저한 타당성을 분석해 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기관과 기관끼리의 법적싸움 또한 괜한 시간끌기 소모전으로 끝날 공산이 큰 만큼 빠른 시일내에 대안을 찾아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이다.

누가 봐도 고의성(?)이 엿보이는 수리부엉이 서식지 누락은 총체적인 부실이 낳은 파주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제발 더 이상 파주시가 이런류의 부실로 파주시 이미지에 또 한번 먹칠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직하게 에프엠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파주장단콩 웰빙마루사업이 철저한 타당성을 따져 제대로된 절차를 거쳐서 진행되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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