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나온 군인들 물값 1만원과 감사 손편지 남겨

농장주 - 따뜻한 밥 한끼 먹이고 싶다

우리 군인들은 추석 연휴에도 북한 도발을 대비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방위태세를 굳건히 하고 있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북한 정권이 어느때든 불쑥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까 군은 전시체제와 맞먹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9월28일~29일경 추석을 며칠 앞둔 탄현면 금승리 월롱 포병훈련장 옆 나즈막한 야산 입구 조그마한 농원(화암)에 인근에서 훈련중이던 군인들이 내려와 마실물 좀 얻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한우와 벌을 키우는 이곳 농원은 낮에만 와서 관리할뿐 저녁에는 집으로 출퇴근 하는 유중근씨(60세) 소유로 유씨는 암반수로 지하수가 좋으니 양껏 마시고 마음대로 떠가라고 군인들에게 부담없이 마실 것을 권했다.

정년 퇴직한 후 소일거리로 농원을 운영하면서 출퇴근 하는 유씨는 군인들이 물을 마시고 맘껏 물을 떠가도록 허락했고 군인들은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군인들이 다시 와 물을 떠가겠다고 하여 그러라고 하고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농원을 나왔다.

한데 다음날 농원에 출근한 유씨는 "오늘 목이 너무 말라서 물을 받았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그 값이라도 갚겠습니다"라는 쪽지와 함께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이 나무탁자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을 보고 뜻밖에 가슴이 뭉클했다.

유씨는 전방에 위치한 파주시에 살아온 관계로 어릴적 어른들이 장독대 고추장을 훈련나온 군인들이 가져갔다는 등 밭에 심어놓은 고추며 참외 등 농작물을 마구 가져가 원성을 사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곧잘 들어왔다. 한데 물 한모금 마셨을 뿐인데 주인없는 농원에 출입한 것 자체를 미안해 하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한 병사의 진솔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애뜻한 마음이 잔잔히 밀려왔다.

이럴줄 알았으면 이름이라도 기억해 놓을걸 얼굴도 계급도 생각이 나지 않지만 만나서 따뜻한 밥 한끼라도 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한다.

유씨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들이 양심적이고 경우바른 따뜻한 군인들이라는 사실에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곳 저곳 수소문해도 아직까지 손편지 주인공을 찾을 수 없는 유씨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주위사람들은 사실 만원이 일반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군인들의 호주머니에서 현찰 만원을 물값으로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하고 픈 생각이 든다. 쌀쌀해져 가는 계절에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식이다. 세상이 많이 깨끗해진 것 같다며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다.

물값 1만원은 그냥 단순히 돈이 아니라 메마른 우리마음을 해갈시키는 샘물과 같았다. 이 세상 그래도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에 희망이 생긴다고도 했다.

이러한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한 우리는 그 누구도 두려움이 없는 든든함으로 오늘을 기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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