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근 前 농단협회장, 금승리일원 3,305㎡ 딸기 모종 2만주 식재 행정 지원 절실

비닐하우스 수막용으로 활용 난방비 절감, 10여농가 단지화 희망

"다양한 먹거리로 주식인 쌀의 소비량이 점점 감소하다보니 쌀이 남아돌아 처치곤란한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파주시에는 지금 약 3만톤의 쌀이 생산되지만 소비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현실입니다. 이는 곧 농협의 부담으로 작용, 적자로 이어지고 쌀값 하락분을 정부 예산으로 메워주는 구조다보니 쌀 생산은 줄지 않고 오히려 남아도는 쌀을 관리하는 비용이 더 들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파주시 농단협 회장을 역임한 유재근 전 회장은 쌀농사로서는 소득을 올릴 수 없는 현실에서 대체작물로 전환해야 하는 일이 절체절명의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하고 있다.

유재근 전 회장도 쌀농사를 계속하며 겪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해보려고 수년간 고민하다 대체작물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LG디스플레이가 2006년부터 가동하면서 매일 폐온수 23만톤이 하천으로 그냥 흘려버리는데 이를 활용해 고소득 작물인 딸기재배를 해보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유 전회장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버려지는 폐온수를 재활용하자는 제안이나 많은 의견들이 도출되어왔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실행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LG디스플레이가 가동된지 11년이 흘렀지만 가동 후 남은 폐온수가 만우천을 통해 그냥 흘러보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7년 전부터 폐온수를 활용한 농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딸기 재배에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파주시가 일산이나 서울에 비해 온도가 낮기 때문에 겨울철은 더 춥다. 그러다보니 비닐하우스를 활용한 대체작물을 재배하더라도 난방비로 인한 원가부담으로 실제로 수익을 내기 힘들었다.

"LG디스플레이에서 버려지는 폐온수가 27~29도의 온도입니다. 그러면 그것을 저류조에서 관로를 통해 받아 딸기 재배에 직접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철 난방을 위한 비닐하우스 수막용으로 활용한다면 획기적인 난방비 절감으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유 전 회장은 난방비를 절감한다면 얼마든지 고수익인 딸기를 재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 전 회장은 우선 딸기농사를 하고 있거나 재배희망 농가들과 함께 그동안 제주도 화력발전소, 영흥 화력발전소를 견학, 폐열을 이용해 자몽 재배와 물고기 양식에 성공한 곳을 직접 견학했다.

또 지난 6월7일 지역주민 24명과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기르는 딸기재배시설을 견학한 유 전회장은 자신이 직접 3,305㎡(1000평)의 시험재배를 시작하였다.

탄현면 금승리 558번지일원 3,305㎡(1000평)의 논을 매립하여 어떠한 융자나 행정기관의 도움없이 순수한 자부담으로 시작, 시설비 절감을 위해 가족들이 손수 나서서 최소경비인 1억2천만 원을 투자해 시설을 만들었다.

지난 9월5일에는 800여만 원을 들여 딸기 모종 2만주를 식재했다.

일각에서 오해도 있었지만 먼저 시범적으로 사업을 시행해 성공 가능성을 열 수 있다면 농촌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번에 제가 먼저 자비를 들여 시범재배 하우스를 만든 것은 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 폐열을 끌어다가 난방용으로 활용한다면 10여 농가가 단지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탄현면 금승리 일대가 딸기단지가 조성되어 벼보다 훨씬 높은 고수익의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될 것입니다."

유 전 회장은 남아도는 쌀 재배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관련된 행정기관의 여러 가지 행정 규제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조금만 관계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긍정적인 마인드만 갖는다면 이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농민들이 소득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계기관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LG디스플레이와 시의회, 파주시농업기술센터, 맑은물환경사업단, 환경과 등 관련 부처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폐열을 난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더욱이 LG디스플레이에서도 지역 내 주민들이 자비를 들여 시설을 확충한 만큼 약500m거리의 관로를 연결해주는 지원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준다면 기업과 지역 농민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쌀 농사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농민들이 스스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여 이번 폐열을 활용한 딸기 재배 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는 만큼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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