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가 낳은 풍석 서유구 선생의 조선 최대의 실용백과사전 임원경제지 학술대회가 파주에서는 최초로 지난 3일 개최되었다.

파주에서 처음 열린 임원경제지 학술대회

임원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이 18년간의 치열한 노력으로 2009년 농사 일반, 곡식농사 내용을 담은 본리지(本利志)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6지가 출간되었다.

파주 장단 출생인 풍석 서유구 선생(1764~1845)의 임원경제지는 임원(林園, 향촌)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일을 농업, 화훼, 목축, 건축, 의학, 예술 등 16개의 지(志)로 나누어 113권 54책 250여만 자로 저술한 조선시대 개인의 단일 저서로는 가장 방대한 저서로 알려져 있다. 2003년 겁없이 임원경제지 완역에 뛰어든 젊은 학도들이 이제는 중년의 세월을 훌쩍 넘는 동안 이처럼 방대하고 난해한 번역에 청춘을 바친 그들의 노고로 풍석 선생의 주옥같은 지혜가 고스란히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모든 이들이 최첨단 IT기술에 열광하느라 우리 선조의 소중한 보물을 잊고 있을 때 묵묵히 고서에 얼굴을 파묻고 씨름해온 그들의 열정이 이제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파주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풍석 서유구 선생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 실험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접목되었는지 발표되었다. 또 풍토에 맞지 않다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려고 보완할만한 방법이 없는지 종자를 확보하여 재배기술을 익히고 가공기술을 어떻게 배워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생산기술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조선시대의 정보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파해 나갈 수 있도록 데이터시대의 「임원경제지」 편찬 모델을 제시, 오늘날 현대인이 우리 조상의 지혜를 누구나 쉽게 공유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2020년 파주학의 원년 - 지역가치 재창조

더욱이 최종환 시장이 2020년 파주학(播州學)출범의 원년으로 선정한 이 때에 맞추어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원년에는 파주학의 개념과 범위를 정립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체계적 연구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파주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파주시가 문화의 도시라며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파주를 대표하고 파주 곳곳에 유적지가 산재해 있지만 이를 체계화 시키고 파주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최 시장이 파주의 수장이 되면서 「파주학」이라는 개념을 정립시키고 파주학 연구를 통해 지역가치를 재창조하며 유․무형 문화유산의 보존 방향을 제시,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조명하자는 운동을 펼쳐 나가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문화적 콘텐츠가 풍부하다 한들 이를 재발견하여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면서 이를 오늘날에 되살리는 노력이 없다면 그저 역사속의 유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 콘텐츠를 스토리화 하는 작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문화적 창조성이야말로 굴뚝 없는 최고의 가치를 갖는 주도적인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풍부한 문화유산의 보고인 파주는 얼마든지 최고의 문화관광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도시이다.

파주시민에 문화적 자긍심으로 - 보이지 않는 힘 될 듯

따라서 파주학에 대한 장기적 플랜은 파주를 지속가능한 발전적인 도시로 만드는데 최고의 승부수를 던질만한 현실적인 계획으로 보았던 것이다.

파주시는 지난 6일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한문학연구소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주학 연구 방향 및 기본계획' 학술연구 등의 착수보고회를 갖고 본격적인 사업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또 파주학에 대한 이해와 파주의 역사적 의미 등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지역학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파주학' 포럼 개최를 준비 중에 있다.

이번 풍석 선생의 임원경제지 학술대회를 통해 파주의 문화유산을 재조명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이러한 소중한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파주학」의 의미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충분히 되살아나 코로나19로 고군분투하는 파주시민들에게 한줄기 자긍심으로 어려움을 이기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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