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 7일 고양시 창릉, 부천 대장지구 등 3차 신도시 추진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고양 일산, 파주 운정, 인천 검단 신도시 주민들이 일제히 반대하는 등 집회를 개최했다.

3기 신도시 발표에 두 번 죽는 운정신도시

파주 운정3지구는 사업승인을 받고도 학생배치 문제 등으로 주춤하다 최근 문제가 해소되면서 3지구 아파트 분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처럼 2기 신도시가 아직 분양도 하기 전에 정부가 인근 일산 창릉에 3기 신도시를 발표하는 것은 분양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되어버렸다.

운정3지구는 경기 서북부 거점도시(운정1, 2, 3지구+교하지구)완성과 지역내 소득증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716만㎡(217만평) 42,368세대 규모로 2008년 12월 개발계획을 승인 후 2012년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2023년 운정신도시 사업을 완료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총 42개 블록 중 7개 블록만 착공하고 12개는 사업계획을 승인받았지만 35개 블록이 아직 착공되지 않아 16.6% 착공률에 불과한데 바로 인근 일산 창릉에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것은 운정 3지구를 버리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그동안 운정신도시는 기업 유치 등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자족기능이 전혀 없고 서울 출퇴근 등 대중교통이 너무 열악해 매일 큰 불편을 겪고 베드타운화 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고양시 창릉동 3기 신도시를 지정, 운정신도시를 두 번죽여 사망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 12일 운정행복센터 1차 촛불집회에 이어 2차 촛불집회를 통해 고양 3기 신도시 지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집단행동을 보이고 있다.

파주시도 입장문을 내고 아직 운정3지구가 분양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고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자족기능을 갖는 첨단기업 유치와 지하철 연장 등 광역교통 대책이 이행되지 않아 심각한 교통난에 허덕이는데 여기에 새로운 신도시가 조성되면 운정신도시 교통 여건은 더욱 악화된다.

촛불들고 거리로 나선 주민들 - 3기 신도시 철회 요구

더욱이 파주는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어 정부가 말하는 주거 분산효과를 실감하고 있으나 3기 신도시가 건설될 경우 인구 유입은 감소하고 더욱 심각한 교통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진정으로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려 한다면 서울과 인접한 곳에 신도시를 추가로 건설하기에 앞서 접경지역 균형발전과 남북교류 협력시대 거점도시 육성을 위해 지하철 3호선 예타없이 연장 건설하고 GTX-A노선도 차질없이 주민이 원하는 노선 방향으로 조속히 시행하는 한편 GTA-A 가칭 '운정역' 환승센터 건립, 문화시설 건립 등 인프라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불안감은 실제 검단신도시에서 나타나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검단신도시 7만5천 세대를 비롯해 반경 10㎞에 12만 가구 분양 공급이 계획돼 인천 서구 라인도 과잉공급으로 줄도산이 나게 생겼다고 주민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3월 초 분양예정인 건설사는 3월 초 분양을 했어야 했으나 다소 늦어졌다며 벌써 분양 열기가 다운되어 분양가 심사가 끝나는 이달말경 또는 6월 초 분양을 앞둔 현재 이번 발표로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에 이어 이번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을 추가해 각 330만㎡ 이상 5개 신도시 총 3,274㎡, 17만3000호를 포함해 서울권과 경기권 86곳에 3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도시는 22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서울 집값 불안을 잡겠다고 서울외곽,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에 주안점을 두며 신도시 발표로 해결해보겠다고 해도 신도시에 강남권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집값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토지, 주택 시장은 그 고유 특성상 일반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르기 보다는 금융의 유동성이나 시장 행위자의 심리에 더 많이 좌우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아무리 정부가 대출 규제 등 여러 규제 전략을 쓴다하더라도 국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에 역행한다면 집값은 다시 폭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국회의원 행정력·정치력 발휘할 때

여기에 3기 신도시가 완료되는 10여년 후 주택수요는 저출산에 따른 절대인구 감소와 저성장에 따른 소득 정체로 예측과 달리 주택 수요는 상당히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인다한들 정부가 발표한 것을 하루아침에 철회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운정3지구가 살아남을 방법은 최소한 교통인프라만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치력과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주민 불편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로 불이익을 고스란히 앉아서 당하기보다 이번에 시장과 국회의원이 나서서 정부가 약속한 지하철 3호선 연장 건설과 GTA-A노선의 신속한 건설을 확보해야만 한다.

최근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져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대했던 남북관계마저 정체된 상황에서 뭔가 뚜렷하게 속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다.

평화도시 파주라는 목표도 최종환 시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고민 아닌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선적으로 3기 신도시 발표로 운정3지구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 발표로 실수요자는 좀 더 두고보자는 관망세로 돌아서고 운정3지구 분양받으려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은 남북관계가 시원치 않아 가까운 고양 창릉지구 분양을 받을까 하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정3지구가 사는 방법은 남북 관계 호전과 함께 3호선 연장, GTX 등 교통 인프라를 빨리 진척시키는 것 이외는 별다른 대안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시민들은 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이 최종환 시장의 능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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