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파와 함께 불어닥친 경제 한파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다.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였던 수출마저 지난해 12월부터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출시장의 심각한 경고음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9월 사상최고 실적을 올렸으나 무려 40% 가까이 줄어들었고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반도체 수출액이 40% 급감한데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또한 수출이 크게 감소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수출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이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 마련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점이다.

최저임금의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초토화 되면서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사상 최초로 100만을 넘어섰고 일자리를 잃은 임시, 일용직 근로자가 19만 5,000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고학력 백수가 34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로 대학졸업장도 소용없다는 한숨이 절로 나오고 있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어렵다고 아우성인데도 어찌된 일인지 나라 곳간은 당초 예측보다 11조 8,000억이나 많은 25조가 넘는 등 초과 세수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각종 경제지표가 말해주듯 곳곳에서 위기상황이 예측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고용이 나쁘니 할 말이 없게 되었다고 하면서도 정책기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소득주도성장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업들을 불러놓고 기업투자를 신속히 하겠다. 정부는 기업에 간섭도 규제도 하지 않겠다고 친기업으로 돌아섰다가도 또 다른 곳에서는 대기업, 대주주들의 탈법에 대해 날선 칼을 들이대며 반기업 정서를 유감없이 나타내기도 하는 등 도무지 알 수 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오죽했으면 기업인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정책이 나올때마다 시장경제가 왜곡될까 우려된다는 하소연을 하겠는가.

곳곳에 경제 위기상황 나타나

일자리를 강조하는 정부가 고용참사에 이르는 상황이 되자 다양한 기업 챙기기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잘못된 진단이 잘못된 처방으로 경제를 재단하고 있는 현장의 실상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각종 지원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양새다.

궁여지책으로 새 경제사령탑을 교체해보지만 인사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수악화 수출부진에 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바닥을 기고 있는 기업들의 사기를 살려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일이 시급한 실정인 것이다.

경제활동의 주체는 기업이고 아무리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려고 해도 공무원은 한계가 있는 것이므로 이 또한 기업이 나서야 되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면 된다.

그리고 기업들의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다양한 규제를 개혁하는 일이다.

정부가 정책 수행으로 어려워진 기업들에게 각종 지원으로 되살리려는 노력보다는 기업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고 더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상공위원회가 전국 22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하기 좋은 지자체 평가에서 파주시가 기업체감도 부문에서 56위를 차지했다.

그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규제합리성에서 92위, 행정시스템 169위, 행정행태 106위, 공무원평가 64위, 규제개선의지 102위로 평가되었다.

행정시스템이 다소 떨어져 있고 행정행태나 규제개선의지 또한 그다지 만족스러운 평가는 아닌 듯 하다.

경제활동친화성 부문에서도 파주시는 종합 149위를 받았다.

그 중 주택건축은 1위를 차지했으나 공장설립 202위, 공유재산 189위, 유통물류 171위, 공공계약 135위 등 각 분야에서 내놓을만한 성적표는 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환경은 아니라는 평가로 볼 수 있다.

파주시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기업 도시' 이미지를 한껏 살려 '기업하기 편한 파주'라든지 심지어 이를 살짝 어휘만 바꾼 '기업하기 좋은 파주'라고 하더니 이번에 최종환 시장 체제가 되면서는 '따뜻한 경제'로 시정철학이 바뀌었다.

경제살리기, 현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아무리 시정철학을 바꾼다한들 그 평가는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따뜻한 경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자영업자를 비롯해 기업들이 모두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데 '따뜻한 경제'라고 하니 이를 어느 누가 수용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따뜻한 경제'를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뭔가 정책적인 것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최근 시장이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등 기업을 방문하는 등 경제 살리기 행보에 나서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재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을 만나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용기를 복돋아주는 것이 더욱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야 '따뜻한 경제'가 빛을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는 것이 아닌지, 물론 지자체가 가진 한계도 있겠지만 그래도 파주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활력과 역동성이 있으며 특히 남북관계 등 잠재력이 있는 도시이다.

앞으로 있을 북미 회담이나 미중간의 협상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수 있지만 이같은 절호의 기회를 잘 살려 최대한 활용해야 되는 것이다.

현재 너 나 할 것 없이 기업들이 내수는 한계에 왔다. 중소기업이 살 길은 수출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따뜻한 경제'가 자리를 제대로 잡으려면 보여주기식 보다는 현장에서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캐치해 발빠르게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자체들이 경쟁하듯 현금복지로 퍼주고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일자리가 복지라는 사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시 재정지출을 근본적으로 관리해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하다.

기업이 잘 돼야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따뜻한 경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기업도시 파주'도 '따뜻한 경제'도 이러한 근본적인 접근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파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