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MRI함께 봅시다

이제 현대 의학기술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MRI 라는 이야기를 꺼내 보려고 한다.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는 자장을 발생시키는 커다란 자석통에 인체를 들어가게 한 이후 신체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을 공명시켜 각 조직에서 나오는 신호의 차이를 측정하여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를 영상화하는 장치이다.

즉 사람 몸에 주요 구성성분인 지방과 수분의 영상차이를 이용하여 각 조직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인데 쉽게 이야기하면 흑백 단면 사진이라고 볼 수 있다. 지방을 검게 찍어 이상 유무를 확인하거나 수분을 밝게 측정하여 영상을 얻어내는 영상인데 실제로 이 영상을 통하여 그간 밝힐 수 없었던 연부조직의 많은 이상 질환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게 된 아주 고마운 장치이다.

다량의 방사선을 이용하던 기존의 CT나 x-ray 등의 사진과 달리 자기장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인체에 거의 유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뭐 이리 시간이 오래 걸려."

"통속에 들어가 있는 동안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어."

실제로 MRI를 찍고 온 환자분들에게 MRI 는 의사를 위해 존재하는 그래서 비싼 돈을 들이고 몸도 고생해야 하는 성가신 검사라는 느낌만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파주에 병원을 내고 환자들에게 초창기에 MRI 의 중요성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눈물겨운 고생을 한 기억이 있다. 값비싼 비용을 줄여가면서도 당위성을 설명해서 억지 아닌 억지로 MRI를 촬영하고 나면 환자는 이내 영상이 나타나는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리고 의사의 얼굴만을 빤히 쳐다보면서 표정을 읽어내느라고 애쓰는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아니, 환자분 사진 같이 보시죠."

"내가 보면 뭘 알아…."

"아니 환자분 본인 몸인데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런 선문답을 몇 차례 나눈 뒤에야 환자의 눈을 모니터로 돌릴 수 있었다.

실제로 이렇게 함께 영상을 보고 자세히 설명을 하고 나면 환자분들은 두 번 다시 수술을 꼭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 영상 속에 모든 이야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의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 본인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소신이다.

다만 의사는 환자분의 선택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이지 이 값비싼 그리고 고마운 영상장치를 누구라도 함께 보고 의사와 상의하고 나면 이내 치료의 답은 본인이 먼저 알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은 MRI를 가지고 내원하는 환자만큼 고마운 분이 없다. 이미 자기치료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오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절약도 될 분이고 또 함께 사진을 보고 상의할 만큼 마음의 준비가 된 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관절 척추 분야의 MRI는 너무도 중요해서 거의 필수적인 검사가 된 만큼 함께 상의하고 볼 수 있다면 정말 많은 것을 환자와 나눌 수 있다.

MRI 이제는 환자분들과 함께 보고 나누었으면 한다. 그간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환자분들에게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도 의사의 기쁨인 것이다.

【 글 ┃ 마디편한병원 황필성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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