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으면 특히 정형외과 병원을 찾을 경우 가장 많이 하는 검사가 바로 방사선 학적 검사이다. X-ray CT 그리고 MRI 라는 여러 가지 검사들로 환자들은 이유도 모르는 채 여러곳을 들러야 하는 고충을 겪는다. 그리고 여러 검사 끝에 찾아오는 결론이 불충분한 대답을 들을 경우 영락없이 불친절이나 무성의하다는 느낌을 갖고 병원을 나오게 된다. 또 왜이리 의사들마다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대답을 내놓는지에 대하여서도 헷갈리게 하는 느낌을 주게 되고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병을 알려고 병원을 찾아서 오히려 어쩔 줄 모르게 되니 정말 화가 난다는 항의 아닌 항의도 받게 되고….

그래서 몇 회에 걸쳐 과연 방사선 검사라는 것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를 연재하려고 한다.

방사선 검사 즉 방사선은 우리의 주변에 늘 존재하는 공기 중에서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뿐 아니라 X선 감마선 등 같이 화학적인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뢴트겐이라는 괴짜 천재가 발견하여 의학적인 용도로 개발하여서 그 존재감이 급부 각되어 비약적인 의학의 발전을 이루게 한 검사이다.

본인은 정형외과의사로서 방사선 검사를 생각할 때마다 우선 가장 핵심적인 무기라는 고마움과 경외심 그리고 창의성을 떠올리게 된다. 일단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진을 보면서 환자들을 괴롭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찾아야 하고 그 사진을 평가하는 내용에는 반드시 근거에 입각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또 사람의 몸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염두에 두어 정상적인 범위의 변위를 고려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하고, 그래서 갤러리에서 같은 사진을 보고도 사진속의 인물이 슬픈지 기쁜지 감상하는 사람의 느낌이 다양한 것처럼 같은 영상을 보고도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은 의사마다 다를 수 있다고나 할까? 이 다양함이 환자들을 혼돈에 빠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은 사진일 뿐이다. 찍는 각도에 따라 사진은 늘 다양성을 띠기 때문에 항상 진단의 오류가 존재할 수는 있다. 이 오류를 줄이기 위하여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여러 장의 사진을 다양한 각도로 촬영하고 이러한 질병을 찾으려는 작은 몸부림(?)들이 결국은 환자들이 괴로움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몸부림이 없다면 결국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직접 절개를 해봐야 하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방사선이 개발되지 않은 시기에는 직접 문제부위를 열어보는 수술 아닌 수술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통 없이 단지 시간만을 투자하면 되는 이 검사는 의사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오히려 고마운 검사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x-ray는 뭐고 CT는 뭐고 또 초음파는 뭐고 MRI 라는 비싼 놈은 과연 무엇인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황한 이야기를 간단히 설명할 수 없어서 여러 편으로 나누어 연재를 하려고 하니 조금 불편한 수고를 들여야 할 수 있으나 일단 이 칼럼을 읽고 나면 아마 이제는 방사선 검사를 하는 시간이 앞으로 조금은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약간의 힌트를 드린다면 나무를 보느냐 숲을 보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고 죽은 나무를 보느냐 살아 있는 나무를 보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늘 관절질환을 보는 본인에게는 두 가지 철학이 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자. 그리고 사진은 사진일 뿐이다.

다음 편에는 그 놈의 엑스레이가 과연 무엇인가를 한번 장황하게 펼쳐 볼 계획이다. 많은 관심을… .

【 글 ┃ 마디편한병원 황필성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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