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아마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정말 견디기 힘든 경험일 것이다.

이 통증이 아마 환자와 의사들이 만나게 되는 매개체일 수 있으니 필자 같은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존재감에 대한 확인일 수도 있으나 실상 의사인 본인도 난해한 환자들을 맞닥뜨리게 될 때 의사라는 것이 오히려 고통스러울 정도로 존재의 미약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의료는 신의 섭리를 인간의 지혜로 찾아가는 학문이라는 진리를 생각한다면 오묘한 인간의 통증을 단순히 난제라는 이유로 배제나 도외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의사들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치료는 의사들이 해야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환자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개일 수 있으나 증상은 하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요통이라는 증상하나에도 단순 요추 염좌 즉 근육통서부터 디스크 질환, 협착증, 종양, 척추 감염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므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냉철한 판단 및 진단 검사 등이 병합되어야 한다. 때로는 고가의 검사를 통하여 진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원하는 환자마다 이런 검사를 통하여 원인을 규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격 시간 비용적인 문제에 있어서 너무나 비효율적인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필요한 것이 고식적인 치료방법이다. 고식적인 치료라는 것은 일단 병의 경중 및 증상 완화를 가장 보편적인 약을 써서 증상의 완화를 기대하는 방법으로 이는 치료뿐 아니라 진단에도 중요한 결과를 미친다. 즉 약을 써서 증상이 좋아지는지, 어느 증상이 좋아지고 어느 증상이 남는지에 따라 여러 원인중 하나하나 배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치료에 바로 환자들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즉 복용방법대로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여서 증상의 호전이 있는지 아니면 증상이 심화되는지에 따라 치료방법을 그대로 갈지 아니면 다른 치료를 선택해야하는지가 결정될 수 있다.

'에이 그 약 먹으면 내성 생기는 것 아니야' 아니면 ' 약 먹으면 진통작용을 해서 그때뿐이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지 않아' 하는 시쳇말들은 다 선입견에서 나온 것이고 가장 효율적인 치료방법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 가서 연골판 파열 진단 하에 수술을 하는 환자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것에 대하여 필자가 미국의사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뭐 특별한 신기의 진단 방법이 있느냐고, 이 질문에 의사는 빙긋이 웃으면서 우리는 약을 3개월 이상 복용해 본다고, 약을 먹고 증상이 좋아지면 수술적 치료가 뭐 필요하겠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무릎을 탁 치며 아 이런 간단한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 만큼 약물 치료에 대한 내용은 부작용도 적고 가격대비 효율성도 뛰어나고 특별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므로 또 진단의 감별에 필요하므로 권장하고 또 환자들은 그 방법에 충실히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 몸이니까.

통증이 없으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긍정적으로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이 진통의 우선에 약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약을 먹고 살자. 더 큰 병으로 키우지 말고.

마디편한병원 황필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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