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에서 25~29세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1.6%로,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는 덴마크(19.4%), 3위는 멕시코(18.2%)였다. 미국은 이보다 낮은 13.0%, 일본은 12.6%, 독일은 13.3%였다.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7년 동안 실업자 가운데 20대 후반 비중이 OECD 중 1위였다. 특히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20대 후반은 7.8%에 불과하지만, 실업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20대 후반일 정도로 실업문제가 이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청년실업률을 낮추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과 같은 도제식 직업교육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독일, 스위스 등은 기술․기능인에 대한 높은 대우, 직업교육에 대한 활발한 기업참여를 바탕으로 학교와 기업을 오가는 현장중심 도제식 직업교육이 활성화 돼 있다. 이는 조기 입직, 낮은 청년실업률, 높은 제조업 경쟁력의 기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제교육과정은 학생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학교에서는 이론교육과 기초실습을, 기업에서는 체계적 현장 교육훈련을 이수하도록 구성된다. 학교와 기업 간 교육과정 배분 및 연계는 학교와 기업의 여건과 특성 등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다. 이들 유럽국가에서는 일학습병행제 등의 도제식 직업학교 제도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자의 60% 정도가 사회에 바로 진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등교육은 좋은 일자리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있는 만큼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보다는 부모와 학교, 사회적 분위기 등에 떠밀려 일단 상급학교에 진학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을 갖기에 앞서 본인이 어떠한 적성을 가지고 있고 어떠한 직업을 선택할지를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조기에 마련해 주어야 한다. 부모들 역시 자녀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재능을 살려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고등교육을 필요로 하는 자녀들은 진학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은 당연하겠지만 필요 이상의 묻지마식 진학은 심각히 되짚어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학력자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신규 일자리는 매년 16만 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십대의 구십퍼센트가 백수라고 하는 이른바 '이구백' 시대를 맞아 '묻지마식' 진학 풍조 대신, 자신의 적성과 재능 및 장래의 직업을 고려한 조기 진로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실제 취업전문 교육훈련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 경기인력개발원 입학생 현황을 보면 입학생의 50% 이상이 대졸자로 나타나고 있으며 매년 대졸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볼 때 대학 졸업까지의 지나친 시간적, 물적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인 청년층의 산업현장 인력을 조기에 확보함과 동시에, 만성적체를 보이고 있는 청년층의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도제식 진로교육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계의 역할과 참여 확대, 정부와 교육훈련기관의 협력적 역할 강화가 선결요인이다. 산업계는 개별 산업을 넘어서는 산업별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산업체 전반을 견인할 역할을 병행함과 동시에 직업능력개발 수요를 산업계가 중심이 되어 구축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훈련기관은 산업계 중심의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이 모든 시작은 도제식 직업학교의 도입과 새로운 산․학․관 협력 모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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