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아오시는 70대 어르신들의 둘 중 하나는 허리에 대한 통증 및 문제를 제시하시고 이들중 대부분은 허리 디스크나 협착증에 대한 증상을 호소하신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 방사통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홍보(?)가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환자분들이 스스로 자신의 질환을 자각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오시면서도 어느정도 예상을 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의사의 말을 어느 정도 수긍하는데 협착증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손사래를 치면서 뭔가 속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표정을 하는 분들이 상당하다.

또 어떤 분들은 여러 병원을 다녀온 나름의 지식을 자랑하듯 " 지금 내 증상이 그러니까 협착증이라는 거요 아니면 디스크라는 거요" 하는 분들도 상당하다.

이럴 때 본인은 다소 멍한 느낌이 든다. 아니 디스크면 어떻고 협착증이면 어떻습니까?

물론 디스크 질환과 협착증은 그 증세부터 차이가 있어서 디스크 질환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의 압박에 의한 하지방사통이 주를 이루고 협착증은 그 신경분절의 전반적인 압박의 진행에 의하여 간헐적인 신경학적 파행이라는, 즉 100m 정도 걷다보면 다리가 저려 일단 쉬었다가 가야 하는 증상이 전형적인데 실제로 진료를 하다보면 이 둘이 혼재되어 있는 양상이 비일비재하다.

더군다나 초기에 병원을 찾는 분들은 이러한 증상의 구별이 비교적 용이할 수가 있으나 대다수분들이 병을 숙성시킨 나머지 이를 쉽사리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지경 아니 더 나아가서 정말 간신히 걸을 수 있는 상태에서 힘겹게 병원 진료실 문을 열은 후 아주 힘겨운 목소리로 협착증과 디스크의 구분을 원한다면 이는 정말 의사를 당황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결론은 치료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큰 틀에서 보면 신경압박의 물질이나 양샹이 무어냐에 따라서 디스크질환-정식으로는 수핵 탈출증-이냐, 아니면 협착증이냐를 나누는 것이고 증상이 어떠냐에 따라서 질환의 구별은 나타나지만 이 또한 MRI라는 명확한 진단 도구가 없었을 시에 행하여지던 임상 양상을 통한 진단 방법이고 MRI라는 진단도구가 나타난 이후에는 이러한 진단방법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결국 치료를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다면 비수술적인 요법이냐 수술적인 요법이냐에 맞추어질테고 이 증상이 언제 얼마큼 좋아지느냐가 두 번째 관심사가 될 듯하다.

최근 치료의 추세는 비수술적인 요법을 우선 시도해보고 나서 증상의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인 요법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단번에 낫는다는 생각보다는 의사와 합심하여 나의 질환을 고쳐나가보자라는 생각을 해야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병이 단번에 나을 수 있는 방법은 수술밖에 없지만 일단 비수술적인 요법을 선택하였다면 인내심을 갖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여기에서 요즈음 대두되고 있는 시술이라는 개념이 과연 어디에 속하느냐가 의사측에서나 환자측에서나 딜레마가 되고 있는데 결론은 비수술적 요법이라는 것이다.

일부 수술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치료할 수는 있지만 결국 수술의 많은 부분을 대처할 수 없는 관계로 비수술적인 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방법으로 치료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환자분들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어디까지 좋아질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보시길, 소위 흑묘백묘론처럼-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 되지 않을까?

【 글 ┃ 정형외과 전문의 황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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