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장마가 시작되었는지 벌써 1주일 내내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한다. 가뜩이나 덥고 습한 날씨에 장맛비까지 더해져서 영 몸이 개운치 않은 분위기이다.

요사이 발목통증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 들었다. 때로는 운동을 하다가 급성이든 만성적이든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내원하는데 실제로 발목의 통증이라는 것이 무릎의 통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 통증이 심하다. 체중을 부하하는 면적이 작은 관계로 또 무릎의 경우 글라이딩이라는 움직임으로 인하여 무릎 내외측으로 체중부하를 변화시킬 수 있으나 발목의 경우 그러한 움직임이 불가능한 관계로 한발자국도 디디지 못하는 통증을 호소하고는 한다.

하지만 발목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의 희소성인 관계로 대다수의 발목환자들이 그러련 하는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그 아픈 발목을 끌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도 있다.

대다수의 경우 발목의 연골이 손상되어 나타나는데 이는 주로 외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남자들의 경우 격렬한 운동을 통해 생긴 발목 접질림으로 여자들의 경우 하이힐 등의 굽 높은 신발을 신다가 발목을 삐끗한 이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결국은 큰 병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일단 발목이 자주 붓고 아프다면 병원을 내원하는 것이 좋고 발목의 경우 단순 방사선 사진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일단 발목 연골의 손상이 확인되면 간단한 관절내시경을 통해 얼마든지 쉽게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또 발목 연골 손상의 경우 그 치료가 적절하게 잘 될 경우 무릎의 연골 손상처럼 진행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쉽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비용도 그다지 크지 않고 조기 일상생활을 통하여 삶의 질을 쉽게 향상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쉬운 치료를 대부분의 환자들이 간과하는 이유는 일단 발목 전문의의 절대적인 부재로 인하여 환자에게서 일부 또는 의사 사이에서 일부 간과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발목 연골 손상의 대부분의 환자군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기는 관계로 본인들의 통증감수성에 대한 과신 및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면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또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의 경우 이미 다른 여러 부위에 질환이 잔존하는 바 이들을 치료하다가 지친 나머지 또 발목치료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것도 하나인 듯하다.

하지만 발목 연골 손상이야말로 정말 잘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그리고 조기진단만 되면 다른 관절보다도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본인이 관절전문병원에 재직할 때 발목이 아파서 본인을 찾아왔다가 다른 의사의 말을 듣고 무릎 인공관절을 하고 돌아갔다가 다시 발목 통증으로 본인을 찾아 원망을 들은 적이 있다. 관절 내시경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을 놓친 것이다. 그 후 그 환자는 무릎 수술 후 생긴 후유증으로 본인을 다시 찾지 않았다. 그 의사를 찾아 성토를 해 보았으나 본인은 무릎에 대한 문제가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는 성의없는 대답만을 들었을 뿐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장맛비속에 그 환자가 다시 생각난다.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 글 ┃ 정형외과 전문의 황필성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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