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이 휘어졌는데요? 40대에서 최근 70대까지 여성분들이 병원에 오는 주된 원인중의 하나일 수 있는 것이 이 무지외반증이라는 병이고 병원 문을 열면서 첫 마디를 이렇게 시작하고는 한다. 조심스럽고 수줍게 양말을 벗어 발을 수줍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이가 들었어도 천상 여자는 여자구나 하는 모습과 더불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환자들의 모습에서 참 오랫동안 본인의 죄가 아닌 것을 천형인 듯 살았구나 하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은 글자그대로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변형을 말한다. 생각보다 환자들의 빈도는 높은데 약 30-40% 의 여자에서 이 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많은 분들이 하이힐과 연관돼 있어서 하이힐을 많이 신으면 생기는 하이힐 병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많은 원인은 유전적인 소인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어떠한 소인이 부모 때에서 발현이 되는 되지 않든 고스란히 본인이 물려받고 운이 나쁘면 나타나는 것이고 더 운이 나쁘면 청소년기부터 남과 다른 모습을 숨기면서 병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하이힐을 많이 신으면 물론 유병 율이 커질 수는 있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 무지외반증을 만들지는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증상은 엄지발가락 돌출부위-의학적으로는 건막류라고 한다-의 발적 및 통증부터 증상이 진행함에 따라 발바닥 쪽의 동전모양의 피부못-굳은살-이 관찰되고 이 피부못의 크기가 증가하면서 제3,4 발가락의 바닥 쪽으로 전이가 되면서 심한 경우 체중부하가 힘들어지는 양상을 띠게 된다.

치료는 수술적인 교정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최근 모 병원의 의사선생님들이 발바닥의 모양을 이용하여 깔창 및 보조기를 이용한 교정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정립된 방법이 아니고 일단 증상이 나타날 정도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교정이 되지는 않는다.

수술도 연부조직을 이용한 교정의 경우 거의 100% 재발을 할 수 있으므로 절골술이라는 교정방법을 이용하여 뼈의 배열을 재정립하여 수술을 시행하여야 차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수술 후 다음날부터는 보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day-care operation:당일 내원 수술 후 바로 퇴원후 통원 치료를 받는 형태-도 많이 취하고 있다.

무지외반증은 부끄러운 병이 아니다. 비록 부모로부터 좋지 않은 것을 물려받았을지라도 당당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또한 수술하면 거의 재발을 하지 않는 병이어서 그간 양말 속에 숨겨왔던 내 발을 얼마든지 자랑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제 예쁜 신발을 신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하던 환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환자들은 수술 전 자기의 보행시 발바닥 통증이나 침울했던 마음의 모습은 다 잊고 있다. 어쩌면 발가락 수술하나로 이 모든 것을 고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쳇말로 일타 삼피라고나 할까?

무지외반증 , 더 이상 숨지 말고 이 기회에 한번 뿌리를 뽑아보는 것이 어떨까?

(글 / 정형외과 전문의 황필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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