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좀 아픈데 주사 한대 맞으러 왔는데요 어깨가 뭉쳤는데 근육 주사 한대 맞으러 왔어요.

네 그러면 소염 주사 한대 맞게 해드릴까요. “아니 아니.. 아픈데 꾹 한 번 찔러 주는 그런 주사 있잖아.” 이런 선문답이 병원에서 자주 들리는 것이 요즈음의 일만은 아닐 것 같다.

아마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주사라는 것은 아마 병원을 왔다 갔다는 징표처럼 느끼고 주사를 맞지 않으면 진정한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가질 정도로 신성시 되는 행위이다.

하지만 주사를 맞는 사람도 ,주사를 주는 사람도 어떠한 행위 자체에 관심을 갖는 듯 한 느낌이 든다. 무슨 주사를 맞으셨냐? 는 물음에도 ‘ 몰라, 뭐 무슨 주사인가를 놓더라고’, 하는 어르신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 주사라는 따끔한 행위자체가 좋은 가보다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주사는 분명히 약물 치료의 일환이다. 그 행위보다는 그 속에 들어 있는 약물이 무어냐에 따라서 치료의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가 환자들에게 주는 주사처방에는 일단 전신에 작용하는 약물을 주사라는 행위를 통하여 먹는 약보다 보다 빠르게 효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인데 주로 근육 주사를 통해 놓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대표적인 것이다.

또 이와는 달리 관절강이나 척추관내에 직접적으로 주사하여 빠른 반응 속도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스테로이드성 주사나 히알유론산 등의 주사가 또 다른 하나의 종류일 것이다.

이 두가지가 선문답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어림잡아 선택을 하니 증상이 쉬 좋아질 리가 없다. 또 과도한 주사투여로 인하여 큰 부작용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로운 법이다. 무턱대고 환자의 입맛을 맞추는 의료행위는 환자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뿐 더러 나중에 큰 원망을 들을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하며 반대로 환자분들도 자신에게 행해지는 의료행위에 대하여 왜 그리고 어떻게 쓰여야 되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차후에 중복 치료나 빠진 치료에 대한 선별이 필요할 것이다.

주사 한 방으로 낫는 병은 없다. 다만 조금 빨리 약효를 판단하고자 주사를 쓰는 것뿐이다. 이를 머릿속에 기억해야하는 것이 환자나 의료인 모두의 몫인 듯하다.

어느 날 70대 어르신이 꼬깃꼬깃하게 접은 종이를 펴며 진료를 보러 오신 적이 있다. 그 종이 속에는 본인이 드시는 약 및 여태 맞았던 주사의 성분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놀랐으나 어르신의 몸 상태를 보고 의외로 건강하신 것을 확인 후 정말 이러한 준비성이나 치밀함이 이 연세에도 몸을 유지하게 하는 비결임을 깨달았다.

주사 너무 좋아하지 마시고 꼼꼼히 물어보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글 / 황필성 마디편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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